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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나] 3번 치는 종

by 델오 2026. 6. 23.
죽은 애인이 살아 돌아오는 전승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부활에 관한 이야기도, 괴물이 낯선 이의 모습을 흉내내는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늘 문밖에 있는 것은 괴물이고, 문안에 있는 것은 인간입니다.
이번 역시 고전을 따르면 됩니다.
<<3번 치는 종>>
거리 곳곳에서는 썩은 내가 나고, 고통받는 자들의 원성이 매일 밤 왕의 목 밑을 긁습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아니, 이 나라의 만백성이 알고 있을 터입니다.
나라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한 이 나라의 왕은, 어느 깊은 밤 당신을 첨탑으로 불러냈습니다.
당신은 최근 애인을 기묘한 사건으로 잃었다는 침음을 삼켜내며, 그 부름에 응합니다.
첨탑의 꼭대기를 핥는 광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썩은 잎사귀들이 바람 군데군데 걸려 있고,
창문이 덜컹대는 소리는 마치 사람들의 절규 같기만 합니다.
그런 첨탑의 꼭대기에서, 미친 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미친 왕:왔느냐. 나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여. 나를 부축해다오.
아메데 크리스토:.....(말없이 부축한다.)
미친 왕:내 일국의 영광을 되찾을 방편을 찾았노라.
실핏줄이 터져 흰자위를 얼룩덜룩하게 물들인 그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방법이라면 어떤....
그 눈동자에서 예전과 같은 총기와 권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지독한 것이 그 안을 메우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바람에 이 나라의 명운처럼 흔들리는 등불만이 당신과 왕을 희미하게 비춥니다.
미친 왕:이것을 보거라.
아메데 크리스토:(가리키는 것을 빤히 바라본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알 수 없는 악취를 풍기는 오물이 쌓여 있습니다.
벌레가 바람을 피해 산만히 돌아다니며, 여러 색으로 더럽혀져 있고,
원본을 짐작할 수 없되 썩은 소의 사체만큼 거대한 흉물입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윽....
바닥에는 피로 그려진 소환진이 있고, 이런 광풍에도 휘날리지 않는 기이한 흰색 보로 덮여 있습니다.
이것을 목격한 당신,
아메데 크리스토: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38
판정결과:보통 성공
미친 왕:이 나라가 죽음으로 물든 것은 결코 내 탓이 아님을, 아닐 것임을, 아니라는 진실을… 영특한 너만은 알고 있겠지.
그가 메마른 목으로 뱉는 말은, 정해진 사실을 읊으라고 강요하는 목소리와 같습니다.
그가 주름진 손가락으로 자신을 부축한 당신의 팔을 긁어내립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눈을 피하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미친 왕:이 모든 저주와 악재를 품고 이 나라에서 목이 떨구어질 이가 한 명은 필요하노라.
그리고 그것이 나이거나 경일 필요는 없으니.
나는 미친 탓에 악마와 계약을 맺은 모양이다.
이 나라의 고름을 끌어안고 처형당할 ‘괴물’을 받았거늘.
귀애하는 나의 경…. 자네는 ‘괴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메데 크리스토:...괴물. (바로 당신 아니겠습니까. 라는 말을 숨기고) 눈 앞에 있는 이것이 괴물이라 말씀하시는지요?
미친 왕:(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네 정의가 궁금한 것이야. 어떤 것을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성이 존재하고, 말이 통한다고 해도 그것은 괴물인가?
아메데 크리스토:(한숨을 쉬며..) 다수의 인간이 괴물이라 손가락질한다면 결국 그 존재는 괴물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괴물이 아니더라도.
미친 왕:그렇느냐. 그래…. 크큭. 크하하핫, 크하하하하!!
하지만 잘 생각하게. 이 내기에서는 한 사람만의 생각이 중요하니까.
대답을 들은 그가 광포한 웃음을 터트립니다.
그렇게 메마른 육신으로부터 터져나온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진득한 웃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입니다.
아메데 크리스토:한 사람..?
그가 마른 팔을 번쩍 치켜들어 꺼낸 날카로운 비수로, 자신의 다른쪽 팔을 찍습니다.
몇 방울 되지 않는 피가 흘러내립니다.
바닥의 기묘한 소환진에 그것이 닿으면, 응답하듯 그렇지 않아도 광포하던 바람이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납니다.
그렇습니다. 이는 폭풍우입니다.
온갖 삿되고 불온한 것들이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무언가를 축복하는 듯하며, 무언가를 저주하는 성싶습니다.
온갖 벌레들이 몰려들어 바닥을 빼곡히 메우고,
첨탑을 잘라낼 것만 같은 첨예한 바람이 세상을 뒤덮습니다.
그 사이에 물 비린내가 간간히 섞입니다.
때를 맞추어, 오물 덩어리가 들썩입니다.
말라 비틀어진 올리브 나뭇가지 더미와 속이 빈 무화과 껍질이 나동그라집니다.
벌레가 그것들을 전부 갉아먹습니다.
오물 덩어리에서 일어난 무언가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전혀 인간적이지 못한 것들 뿐입니다.
폭풍우 속에서 태어났으며 온갖 낮고 더러운 것들의 숭배를 받는 저것은
필시 형용할 수 없는 공포, 혼돈, 죄악. 이름 모를 괴물입니다.
미친 왕:이 몸은 악마와 계약을 맺었노라.
이 ‘괴물’은 삼일 뒤, 모든 원죄를 지고 침음하는 백성들 앞에서 처형당할 것이다.
아메데 크리스토:무슨....
미친 왕:악마는 괴물을 처형하면 이 나라의 모든 근심과 고름이 악마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 약속했지.
실로 기적같은 일이 아니느냐?
그 대가 역시 간단하도다. 삼일 동안 ‘괴물’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것, 그리고….
앙상한 갈퀴 같은 손이 당신의 어깨를 단단히 틀어쥡니다.
미친 왕의 등 뒤로, 비바람 쏟아지는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비추어진 그것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것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친 왕:현명하고 충직한 나의 기사여. 자네가 저 ‘괴물’에게 홀리지 않으면 되노라.
그것은, 분명… 몇 주 전 사별한 당신의 애인입니다.
그것이, 아니… 그가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미소짓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그리곤 입을 여는군요.
아메데 크리스토:로위나?
오물 속에서 일어난 것과 달리, 그 목소리는 당신이 기억과 한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로위나 다이앤타:그럼... 내기를 시작할까?
정각마다 순금으로 빚은 거대한 종을 울려 주시지요.
종 소리가 세 번 지나가고 나서, 아메데 크리스토가 그때도 나를 ‘괴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왕이시여, 당신이 바라시는 모든 원죄를 떠안고 처형당하겠나이다.
아메데 크리스토:.... 괴물이라더니. 이 무슨 사악한 짓을.
(분노하는 눈길로) 로위나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날 현혹하려 하는 건가. 괴물.
댕- 하고. 종이 울립니다.
이 거센 폭풍우를 뚫고도 들릴 만큼 크고 깊으며 느린 종소리입니다.
그가 아주 느릿하게 고개를 들며 아, 하고 감탄합니다.
그 움직임이 마치 정말 살아있는 인간과 같아, 당신에게는 오히려 부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실눈 사이로 아메데에게 힐끗 눈길을 준다.)
첫번째 종이 울렸군요... 아메데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허락해 주시지요.
왕은 저 더럽고 삿된 것에게서 얼른 멀어지고 싶다는 듯, 흔쾌히 발을 뗍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이마를 찡그리면서 로위나의 모습을 한 그것을 흘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미친 왕:(내려가기 전, 아메데의 어깨를 쥔다.) 잊지 말게, 저것은 괴물이야.
네가 저것에게 흔들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노라. 대화해본다면 더욱 명확해지겠지….
아메데 크리스토:....(떨떠름한 표정으로) 알겠습니다.
이내 왕의 마른 고목 같은 몸이 첨탑을 먼저 내려갑니다….
이제 이 불길함으로 가득찬 공간에는 오직, 괴물과 당신 뿐입니다.
로위나 다이앤타:...
표정 풀게.
나를 무척이나 보고 싶지 않았어?
아메데 크리스토:(눈을 피하며 말했다. 죽은 로위나랑 똑같이 생긴 저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설득될 것 같았으므로.) 나에게 뭘 원하나.
로위나 다이앤타:글쎄? 나도 그대를 다시 보고 싶었을 뿐이거든.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천천히 살랑거리는 걸음으로 다가간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아메데 크리스토:로위나는 죽었어. 너는 로위나가 아니야....
이런 내기라니. 잔혹하기 짝이 없군....
로위나 다이앤타:아아, 그래, 그랬지...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온다.)
(장갑을 낀 손으로, 검지로... 네 턱을 들어 올린다.) 그래서, 대답은?
아메데 크리스토:(턱을 들어 올리는 손길이 정말. 죽은 로위나와 똑같다는 생각에 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탁 쳐낸다) 보고 싶었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 아닌가. 하지만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내기에 이용당하는 것으로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날 속이기 위해 수작 부리지 마라. 괴물.
로위나 다이앤타:... 감히. (손을 쳐내자 화난 듯 네 얼굴을 노려보았지만, 속상함도 묻어있다. 이내 먼 곳을 바라본다.) 어쨌거나 내 요구에는 응해야 할 텐데. 딱 삼 일간만 환각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야. 응? (허공에 머무르게 된 손을 네 어깨에 얹는다.)
아메데 크리스토:.....(눈앞 존재의 표정을 살핀다. 진짜 로위나였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 것에 묘한 죄책감이 들었다.) 내기 조건대로라면 네 요구를 무조건 들어 주어야 할 테지. 삼 일간.. 너를 로위나라고 여겨 달라는 건가. (어깨에 얹힌 손을 차마 떨쳐내지 못하고는) 지독한 자식....
죽은 진짜 로위나가 본다면 나까지 저승으로 잡아가겠지. (허탈한 웃음..)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로위나 다이앤타:(시선을 피하고 있는 네 옆 얼굴을 끈질기게 바라본다.)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원래도 얼굴이 흉측한 아저씨였는데 말이야! (깔깔 웃는다.) 그래, 내 말을 듣고, 내가 원하는 건 모두 해 줘야 하지. 이전과 다를 것 없지 않아? 어쩌면 괴로운 일이 아니라니까.
부르는 것은 마음대로 해. 괴물이라고 해도 좋아!
아메데 크리스토:....(로위나가 살아 있을 때를 떠올렸다. 원하는 건 모두 해 달라.... 정말 별다를 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 상대가 괴물이라는 것만 빼면.) 그렇게 하지. 괴물. 먼저 뭘 요구할 텐가.
로위나 다이앤타:그럼... 우선 나를 봐. 내 눈을 봐 줘. (고개 한 쪽으로 기울인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아래로 떨어졌다.) 나도 말이야, 보고 싶었다니까... 무척이나.
아메데 크리스토:(고개를 숙이고 괴물의 눈을 바라본다. 로위나와 정말 똑같은 붉은 눈동자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려 떨어지는 분홍색 머리칼로 손이 가고는) 악취미가 따로 없군....
로위나 다이앤타:나를 탓하진 말게. (머리칼을 만지는 손 위에 제 손을 겹친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도록 할까.
아메데 크리스토:.....그래. 내려가지.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생각하면서도 손길이 싫지 않은 듯 가만히 있다가 발길을 돌려 내려간다..)
끝이 없어 보이는 계단을 내려갑니다.
또각, 또각... 그 구두소리마저 익숙합니다.
정말 살아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사실은 전부 꿈은 아니었을까요.
그 모든 것이 꿈이고, 이것만이 진짜였다면...
아메데 크리스토: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정신
기준치:40/20/8
굴림:89
판정결과:실패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위나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하며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것은.
둘은 거리를 걷습니다.
망해버린 나라의 풍경입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내가 무슨 짓을... 진짜 로위나가 본다면 내 목을 비틀어 버릴 거야.)
로위나 다이앤타:곳곳에서 썩은 내가 나는구나... 이 때문에 당신이 나를 다시 보게 된 것이겠지.
아메데 크리스토:(죽어가는 나라의 풍경을 씁슬하게 바라보며) 그래. 차라리 이 미친 내기를 할 바에는 망해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로위나 다이앤타:흥, 그 정도로 내가 싫은 거야? 아아... 멍청한 아저씨. (주먹으로 어깨를 퍽 친다.) 이해해주지, 그대는 원래도 멍청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아메데 크리스토:실컷 욕하게. 진짜 로위나한테 죄 짓는것보다는 이게 낫지. (담담하게 주먹을 맞으며)
로위나 다이앤타:참 안 됐군...
투둑, 비가 떨어집니다.
날이 빠르게 저물었습니다.
로위나의 뺨이 젖어들고, 머리카락이 붙습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이제 돌아가야겠어. (활짝 웃는다.)
아메데 크리스토:(옷을 벗어서 걸쳐주며)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
로위나 다이앤타:... (벗어준 옷을 끌어당겨 더욱 단단히 입는다.) 좋아, 이렇게만 하라고. 예전처럼, 그때처럼...
길에서 헤어집니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같이 먹구름을 닮은 불길한 검은 연기가 나라 곳곳에서 피어오릅니다.
말라비틀어진 시체를 태우는 것일 텝니다.
아침 일과를 마친 당신에게, 은쟁반에 편지를 담은 시종이 공손하게 다가옵니다.
시종:…로위나님이 전하라 하셨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편지 낚아채며) 그 괴물은 로위나가 아니다.
그것보다 무슨 편지지. (펼쳐보며...)
[은쟁반 편지]
나의 저택 안 화원에서 마시던 차가 그리워.
초여름의 안개꽃은 여전하려나?
당신이 보고 싶으니 나와주게.
시종:화원에서 기다리고 계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지독한 괴물 녀석. 정말로 자기가 로위나인 것처럼.... (한숨 쉬며 화원으로 향한다) 모든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고 했지.
시종:This message has been hid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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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괴물이 바라는 것은 로위나와 당신이 간직하던 추억의 재현인 것 같습니다.
그럼 당신이 그 괴물을 로위나로 착각하기 더 쉬워질 테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그리 만만하게 휘둘릴 사람이 아닙니다….
우선, 화원으로 나갈까요?
아메데 크리스토:(화원으로 간다...)
로위나와 당신만이 알고 있는 화원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로위나가 죽고도 여전히 아름다운 화원을 본다. 아마 시종들이 관리해 줬겠지...)
세상과 공간을 단절하듯 두텁게 쌓아올린 덤불이 짙은 초록색 그늘을 만듭니다.
무엇보다 멋진 것은, 화원 안쪽의 푸른 빛으로 빛나는 호수이고요.
작은 크기이지만 꽤 깊어서 뱃놀이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작은 낙원은 나라가 망해가는 와중에도 평화롭군요.
현실에서 눈을 돌리기 딱 좋은 장소입니다.
특히나 저 존재 때문에 더욱이 그렇습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왔어?
]화원 안쪽의 티 테이블에 그가 앉아 있다가 당신을 반깁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많이 기다렸나.
옷은… 평소 그가 즐겨 입던 옷이고.
티 테이블 위에는 당신이 평소 로위나와 즐기던 티 테이블 메뉴가 그대로.
근사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그의 맞은편 자리가 비어 있네요.
로위나 다이앤타:일단 앉게.
아메데 크리스토:(네 앞에 의자를 빼고 앉는다...) 또 무슨 요구를 하려고 부른 거지.
로위나 다이앤타:(갑자기 정색한다.) 너무 의무로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네. 그러면 재미없잖아?
아메데 크리스토:내가 여기에 재미를 붙이길 원하나. 그것도 요구인가?
로위나 다이앤타:끝까지 그러는군. 그래, 맞아. 긴장을 풀고 나를 받아들이게. 그대는 너무 경직되어 있어.
아메데 크리스토:(한숨을 쉬며...) 그래. 요구라면 어울려 주지. 사악하고 요망한 것....
로위나 다이앤타:(깔깔깔! 웃음소리가 화원 안에 울려퍼진다.) 어젯밤엔 돌아가서 뭘 했어?
아메데 크리스토:어젯밤? 잠이 왔을 것 같나. 이 상황에.... 그러는 자네는 뭘 했나. 분명 날 괴롭힐 궁리나 하고 있었을 테지..... (라고 말하면서도, 진짜 로위나 또한 매일 밤 자신을 괴롭힐 궁리를 하던 것을 떠올린다...)
로위나 다이앤타:저런, 말하지 않아도 잘 아는군? 하기야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드르륵, 상체를 기울이며 일어난다. 주전자를 집는다.) 찻잔을 채워주지. 홍차와 커피 중에 뭐가 좋을까?
아메데 크리스토:(앞에 있는 찻잔을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홍차. 이번에는 달지 않은 걸로 주게. 늘 설탕을 많이 넣어서 날 괴롭히지 않았나.
로위나 다이앤타:후후... 그렇게 말하니까 이번엔 쓰디 쓴 커피로 주고 싶은걸! (그렇게 말하면서도 홍차를 따라주었다.) 그대가 오기 전 스콘도 구워놨다네.
아메데 크리스토:(.....) 이렇게 다정하게 행동하는 것도 나를 괴롭게 하는 거 아는가. 자네는 진짜 로위나가 아닌 걸.
로위나 다이앤타:(본인의 잔에도 따른 홍차를 마신다.) ...날 여전히 사랑해? 이런 날 보는 걸 견디지 못할 만큼?
아메데 크리스토:..... 여기 독이라도 타 주겠나. 사랑하는 로위나한테 직접 가서 말하게.
로위나 다이앤타:안 되지, 안 돼... 당신은 조금 더 삶을 살도록 해. 나 때문에 괴로운 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아메데 크리스토:(괴로운 표정으로 스콘을 집어먹는다. 맨손으로...) 사악한 괴물 같으니.
로위나 다이앤타:(손등을 때리더니 포크를 준다.) 아하하! 사악하기는 원래도 마찬가지야.
사실은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여기로 불렀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예전에 호수에서 함께 뱃놀이 했던 것을 기억하나?
아메데 크리스토:기억하지. 분위기 좋았는데 중간에 자네...아니. 로위나가 변덕을 부려 날 호수에 빠뜨렸잖나.
로위나 다이앤타:하하! 오늘은 어떨지 한 번 보게. (스콘을 다 먹으면 일어난다.)
시종들이 호수에 작은 배를 띄우고 있습니다.
시종들을 마치 제것인 양 부리는 것까지. 정말 로위나와 한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머지 않아 뱃놀이가 준비됩니다. 사공은 필요 없습니다.
작은 배에 탄 로위나가 손가락을 까닥이면, 잔잔하던 호수에 물결이 입니다.
당신과 그만이 마주 보고 탄 작은 배가 서서히 호수로 나아갑니다.
배가 호수의 정중앙에 이르렀을 무렵. 그가 당신을 바라보고 웃습니다.
로위나 다이앤타:단 둘이 호수의 중앙까지 올 수 있다니, 이럴 때는 인간이 아닌 것도 좋군.
아메데 크리스토:.....마법이라도 부린 건가.
로위나 다이앤타:그런가 봐. (눈빛에 일순 장난기가 돈다.)
갑자기 물결이 출렁거립니다.
평소보다 깊은 호수의 한 가운데란 말이에요.
이러다간 둘 다 빠질지도 모르겠어요.
아메데 크리스토:(무의식적으로 로위나를 보호하며 배 밖을 살피려다가. 이내 멈춘다.) 물결이 이상하군. 네 짓인가?
같이 빠져 죽기라도 하자는 건가.
로위나 다이앤타:하하하하하... 싫은가?
아메데 크리스토:(로위나의 몸을 덥석 안으며 말한다) 나쁘지 않군. 죽으려면 같이 죽는 것도.... 어차피 자네는 얼마 안 있어 처형당할 몸 아닌가. 길동무가 필요하다면야.
로위나 다이앤타:(안겨들면, 자연스레 손으로 네 뒤통수를 감싼다.) 바보 같으니라고.
금방이라도 배를 전복시킬 것 같던 거센 출렁임이 잦아듭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여기서 물에 빠지더라도, 죽는 건 그대 뿐이야... 나는 인간이 아니라니까. 하지만 어쩐지 기쁘군.
방금은 전부 농담이야, 아저씨.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어.
아메데 크리스토:...뭔가?
로위나 다이앤타:나는 내가 로위나 다이앤타라고 생각한다네.
아메데 크리스토:.......?
(머리 길어지는지부터 살피며....)
길어지지 않습니다.
머리카락까지도 완벽 재현했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로위나 다이앤타:나는 로위나지만, 로위나가 아니며... 그대는 나를 로위나라고 인정해서는 안 돼.
아메데 크리스토:그게 무슨......
진짜....로위나인가?
아니면......
로위나 다이앤타:..........
내가 온 나라의 시름과 고난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그 고통을 끌어안고 처형 당한다면 나라의 어둠이 전부 사라지려나?
마녀가 된 것 같은 기분이군!
아메데 크리스토:(그건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하나의 희생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나. 하는 생각과. 설마 정말 로위나라면...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교차했다. 설마. )
정말 자네가 로위나... 라면. 왜 하필 자네인가. 왜......
로위나 다이앤타:(당신의 복잡한 표정을 보고는 웃는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왕의 충직한 호위 기사였기 때문이겠지.
그 빌어먹을 왕 말이야!
아메데 크리스토:진짜 자네라면 그냥 같이 도망갈까....? 말해주게. 로위나 자네가 맞는지.
로위나 다이앤타:아하하, 이렇게 쉬울 줄이야... 하지만 아직이야. 할 일이 있거든. 그대가 내기에서 이기길 바라기도 하고.
아메데 크리스토:
정신
기준치:40/20/8
굴림:32
판정결과:보통 성공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다시금 물결이 거칠게 출렁입니다.
호수의 물을 바라보면, 어느샌가 작은 배의 모든 면에 창백한 손이 빼곡하게 달라붙어 있습니다.
마치 우리를 추앙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현명한 판단을 재고하라는 듯, 미심쩍은 말을 던졌습니다.
당신이 승리하길 바라느니 어쩌니 해도. 실은…
그 뜻은 다른 데 있던 게 아닐까요?
그것은 결국 온갖 더러운 것들에서 태어난 괴물이니까요.
아메데 크리스토: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99
판정결과:대실패
이성 -3
고개를 한 번 털어내고 나면. 호수를 빼곡히 메웠던 시체들의 창백한 살결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로위나가 유유자적하게 배를 다시 호수의 한켠으로 끌고 갑니다.
그러나 아직 땅을 딛기에는 조금 거리가 모자랍니다. 왜죠?
로위나 다이앤타:있지, 볼에 키스해 줘.
아메데 크리스토:괴물이 아니라 진짜 로위나가 맞다면... 아니.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것이 요구라면 들어 주어야 하겠지. 맞나?.......(볼에 진한 키스를 퍼붓는다. 그러고는 뺨을 어루만지며)
괴물이 아니라면 지금 말해 주게. 그렇다면 너를 죽게 만드는 선택지는 사라질 테니. 죽고 싶지 않지 않은가.
로위나 다이앤타: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양 팔을 네 목에 감는다. 가볍게 입을 맞춘다.) 나는 괴물이야. 그러나 로위나이기도 하지.
(주위 시종들의 눈치를 살피는 듯... 눈을 굴리더니.) 글쎄, 나는 더 바랄 건 없어. 그대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뻤거든.
외로운 무덤보단 이게 더 재밌긴 하군.
그러더니 로위나는 만족스럽게 뭍에 배를 댑니다.
로위나 다이앤타:(먼저 내린 후, 손을 내민다.)
아메데 크리스토:(묵묵히 손을 잡는다.) 괴물이고, 로위나이기도 하다는 게 뭔가. 그것보다... 많이 외로웠나.
내가 보고 싶었을 테지.
로위나 다이앤타:물론 쓸쓸했고... 그보다 더 분하더군. 이런 결말은 내 예상에 없었단 말이지. (갑자기 괘씸하다는 듯이 아메데의 발을 밟는다.)
(잡은 손을 놓기 전, 쪽지를 은밀히 손바닥에 밀어 건넨다.)
아메데 크리스토: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뾰족한 구둣발로 발을 밟히면서도 아픈 내색 하지 않았다. 슬픈 눈으로) 차라리 날 저승으로 같이 데려가지 그랬나. 나는 자네가 죽었을 때 시체를 보존해서 계속 함께할 생각까지 들었네만....
(쪽지를 받아 든다. 무슨 내용일까...? 펴 본다)
(몰래..)
로위나는 한 번 더 당신을 꼭 끌어안고 떨어집니다.
그는 당신에게 쪽지를 건네주었음을 내색하지 않고,
왕이 붙인 시종들과 함께 마차를 타고 떠나갑니다.
쪽지의 내용을 비밀스레 확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밤, 몰래 내 별장으로 와..」
밀회를 청하는 쪽지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메데 크리스토:(저택으로 향해야겠지. 무엇을 꾸미는지는 몰라도..)
깊은 밤. 당신은 연인의 밀회에 응하여….
아니, 괴물의 밀회에 응하여 로위나의 저택으로 향합니다.
짙은 구름이 달을 거의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어젯밤과 다를 바 없는 빗방울 섞인 거친 바람에 나무들이 몸을 떱니다.
주인을 잃은 KPC의 저택은 짧은 시간 사이,
생기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2층 창문으로 그가 보입니다.
당신이 이 폐저택에 들어서는 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가 웃으며 말합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시체를 보존하는 건 좀 으스스하지 않나...
아메데 크리스토:그만큼 자네를 좋아한다는 거지. 원래부터 날 음침한 아저씨라며 핀잔 주지 않았나? 이런 사람인 건 진작에 알았을 텐데.
로위나 다이앤타:아하하, 난 별로야. 꽃은 시들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지. 내 시체를 청동으로 만든다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래도 그대가 날 위해 슬퍼하는 건... 역시 나쁘지 않군, 마음에 들어.
아메데 크리스토:그래. 그럼 결말은 나도 자네를 좀 그리워하다 시드는 걸로 하지... 그런데 별장으로 오라고 한 이유가 뭔가?
로위나 다이앤타:우선 올라오게.
아메데 크리스토:(올라가 로위나를 가까이서 마주한다...)
위로 올라갑니다.
축축한 냉기를 머금은 목재 바닥이 불길한 끼익끼익 소리를 냅니다.
복도에는 등불이 겨우 밝혀져 있습니다.
KPC가 손수 밝혔을까요.
복도에 걸린 못보던 [그림]이 눈에 띕니다.
아메데 크리스토:(그림을 살핀다)
커다란 액자에 걸린 그림입니다.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악마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악마에 관한 이야기 중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던가요.
악마와 계약한 자의 끝이 좋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하지만 세 번 종이 친 뒤에,
탐사자가 여전히 당신에게 괴물인지, 아닌지 묻는 내기에는 당신이 잃을 게 조금도 없어 보이지 않던가요.
이 내기에 어떤 사특한 함정이 숨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익숙할 KPC의 방문을 열면, 안은 당신이 기억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되레 생경할지도 모릅니다. 모순적이네요.
가벼운 잠옷을 입은 로위나가 [침대]에 앉아 있고, 맞은편에 당신을 위한 의자가 있습니다.
[창]을 앞에 둔 [책상]은 창문을 활짝 열어둔 탓에 온통 젖은 채입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의자를 빼 앉으며 로위나를 바라본다. 표정을 살핀다..) 복도에 그림이 걸려 있던데. 아는 거라도 있나.
로위나 다이앤타:그건 나도 못 보던 그림이야. 누가 걸어놨지?
아메데 크리스토:자네 집인데 자네가 모른다고....? (조금 미심쩍은 기분이 들었다. 원래였다면
자연스레 로위나와 대화를 시도했을 테지만...)
(주변을 더 살피려 든다... 침대부터 만지며. 진짜 로위나라는 확신이 들었다면 망설임 없이 침대로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푹신하고 서늘한 침대입니다. 습기 탓에 축축합니다.
아스라이 사라져가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자고 가는 게 어때? 이제 하룻밖에 남지 않았잖아.
그때, 댕- 하고. 두번째 종이 울립니다.
나라 어디에 있든 잔인한 종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이제 내일 밤이면… 끝이군요.
아메데 크리스토:이런 상황에 유혹이라니 자네답다고 해야 할까. (침대로 올라가 예전처럼 머리칼을 쓰다듬다가. 종소리에 흠칫, 놀란 표정으로.) 곧 있으면 죽을 사형수치고는 여유로운걸.
(로위나의 몸을 가까이 끌어당겨 안는 한편. 창문을 바라본다)
로위나 다이앤타:그래서... 싫은가? (커다란 품에 안긴다.) 혼자 누워있는 건 이제 질렸단 말이야. 알기나 하면서 말하는 거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가만 바라보더니, 어깨를 피나게 깨물었다.)
열린 창으로 굵직한 빗방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찾아온 이 하나 없이 텅 빈 저택 앞이 보입니다.
외롭고, 쓸쓸한 광경입니다….
무엇이 이 저택을 이토록 만들었을까요. KPC의 죽음?
…빗방울이 당신에게까지 튑니다.
창문을 닫아야겠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날카롭게 어깨가 깨물리는 감각. 피를 닦으며 찡그린 표정으로 몸을 떼어낸다) ... 괴롭힐 사람이 없어서 심심했나? 여전한 취미야. (침대 밖으로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는다.)
그나저나 추울 텐데 창문은 왜 열어 두고 있었지? 그래서 내 따뜻한 품이 그렇게 그리웠던 건가. (헛소리하며 열린 창문 탓에 비에 젖은 책상을 조사한다.)
로위나 다이앤타:그대도 헛소리하는 건 여전하군! (눈동자는 보이지 않지만 노려보듯 한다.)
아메데 크리스토: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67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창문을 닫으며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창문은 이상하게도 바깥쪽으로 열려 있어서,
당신은 자연히 창문 밖으로 상체를 조금 내밀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면 나무 창틀의 바깥쪽, 선명하게 새겨진 손톱 자국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누군가 필사적으로 매달렸을 법한….
…이 저택에는 지붕에 떨어져 죽은 이가 있지요.
당신이 전해듣기로, KPC는 지붕 위를 미친 사람처럼 거닐다가 자살하듯 뛰어내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꼭… 살고 싶은 사람이 목숨을 걸고 매달린 흔적 같기만 합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로위나. 이건 뭔가? 와서 좀 보게.
로위나 다이앤타:정말 눈치가 없는 아저씨야.
나의 화원도, 호수 한가운데도, 귀가 없는 곳이 없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이 남아 있다네.
아메데 크리스토:말해주게. 어서.... 날 여기로 부른 이유가 있지 않나.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로위나 다이앤타:나는 이 내기를 위해 계획적으로 살인당했어.
그대가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믿는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을 주지.
아메데 크리스토:.....
무엇을 주겠나.
로위나 다이앤타:먼저 대답해. (손톱으로 아메데의 흉곽을 꾸욱 찌른다.)
아메데 크리스토:(가슴팍을 찌르던 손을 낚아채 꼭 잡고는.) 믿어주겠네. 그런데.... 왜 하필 자네가 죽어야만 했던 거지?
로위나 다이앤타:미친 왕이 하는 생각을 내가 알겠나. 그대가 가진 신용이 지나쳤던 모양이야.
나는 내일... 왕과 함께 하루종일 사치를 즐길 예정이야. 그 늙고 미친 왕은 괴물이 두려워 곁에 기사를 잔뜩 두겠지.
그리고 정확히 정각이 되는 순간, 그대와의 내기를 마치고 처형당할 것이야.
그때 시간이 있어. 성이 빈 사이, 성의 지하실 세 번째 문으로 들어가 보게.
아메데 크리스토:... 자네가 그 사이 죽을 수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자리를 비우라는 건가. 차라리 그 시간에 같이 도망가자고 하는 편이 낫지 않나?
로위나 다이앤타:(바라보더니 장갑으로 아메데의 얼굴을 감싼다.) 난 그대가 내기에서 이기길 바라는걸. 그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니까.
이건 마치 왕과 당신의 사이를 갈라두려는 것만 같습니다.
괴물이 불온한 술수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고, 또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당신의 죽은 연인이 왜 이런 사특한 내기에 이용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아메데 크리스토: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63
판정결과:실패
로위나 다이앤타:그러니까... 날 불쌍히 여긴다면 꼭 지하실로 가 줘. 해주겠나?
아메데 크리스토:지하실에 무엇이 있길래 그러나.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건 말해줄 수 없나.....
로위나 다이앤타:그건... (말해줄 듯 시간을 끌더니... 웃음을 터트린다.) 아하하, 가서 직접 봐야 재밌지 않겠어?
그대 말대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밤을 재밌게 보내는 것에 더 집중하는 건 어때.
아메데 크리스토:끝까지 짓궂은 여자로군. 이런 상황에서도.... (로위나의 얼굴로 손을 가져가 양 뺨을 부드럽게 만지다가 입을 맞춘다. 그녀의 말대로 잠시간 모든 것을 잊고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 것일까.) 자네가 없는 동안 나도 얼마나 외로웠는지 아는가. 오늘 밤은 끝까지 곁에 있어주겠네.
로위나 다이앤타:(항상 감겨있던 눈 사이로 슬며시 새빨간 눈동자가 보인다.)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어? (입술 가까이서 속삭이곤, 대답도 듣지 않고 다시 입을 맞춘다. 어쩌면 인간의 것이 아닐, 마찬가지로 새빨간 혀가 아메데의 아랫입술을 느릿하게 핥아온다.)
아메데 크리스토:이미 자네를 잃고 내가 얼마나 많은 후회와 자기혐오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이제 와서 무엇이 두렵겠나? (로위나의 허리를 꼭 안으며. 눈을 질끈 감는다)
두번째 종은 울린지 한참 오래.
이 밤이 영원하길 바랐나요?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고 맙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어젯밤이 오래된 일처럼 아득하기만 합니다.
온몸이 무겁고 뻐근하며, 침대시트는 악몽을 꾼 것처럼 땀으로 푹 젖었습니다.
무엇보다 거짓말 같은 것은… 텅 빈 당신의 옆자리입니다.
KPC가 침대에 누웠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
어쩌면 죽은 KPC의 모습을 한 괴물이 나타났다거나. 한 것들 따위는 전부 당신의 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그저 연인을 잃은 광증으로 주인 없는 저택에 들어와, 차가운 침대에서 잠을 청했는지도 모르죠….
그런 희망을 빼앗아 가듯,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왕의 시종이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시종:폐하의 전언입니다.
폐하께서 오늘 밤 있을 괴물의 처형을 위해, 아메데 크리스토 경께 왕성으로 입궁하라 이르셨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알겠네, 곧 출발하지.
(그 전에 지하실을 볼 수 있나?)
시종:This message has been hidden.
가능합니다. 왕성의 지하실로 바로 이동하나요?
아메데 크리스토:(이동한다.)
도착한 왕성은 평소에 비해 경비경들의 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복도를 소리 없이 돌아다니는 시종들의 입이 바쁩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듣기
기준치:20/10/4
굴림:45
판정결과:실패
시종1:오늘 밤에 괴물을 처형한다는 이야기 들었어?
시종2:그럼, 그 이야기 때문에 벌써부터 첨탑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잖아. 자정까지 첨탑 위만 올려다 볼 기세야.
시종1:이 나라의 모든 불운이 그런 괴물 때문이었다니. 심지어 로위나 님의 모습을 흉내내고 있을 줄이야….
외의 자세한 이야기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오늘 밤 있을 괴물의 처형 때문에,
첨탑 앞에 벌써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역 죄수들을 수감해놓는 왕실의 지하 감옥은 언젠가부터 텅 비었습니다.
남은 백성들 가운데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를 보살피는 어미도 고깃덩어리를 훔쳐보았으며,
정육점 주인은 썩어 먹지 못하는 고기를 사람들에게 팝니다.
헐벗은 아이들은 주인 없는 시체에서 옷을 훔쳐 입으며, 인육에 손을 대는 이들마저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지하 감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모든 백성을 감옥에 집어넣을 수는 없는 꼴이니까요.
지하 감옥은 자연스럽게 [지하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늘 지하실 앞에 보초를 서던 경비병들이 있긴 했었습니다만, 오늘은 정말로 비었군요.
육중한 철문을 열고 지하실로 들어섭니다.
안은 다음 계단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하며,
그나마 입구에 썩어가는 기름을 태우는 랜턴이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손잡이가 있어서 들 수 있습니다.
축축하고 서늘한 공기가 목덜미를 스칩니다.
물 비린내가 코를 찌르고,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벌레 흩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오감이 예민하게 곤두섭니다.
머지 않아 마지막 계단을 밟습니다. 죄수 없이 텅 빈 감옥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안쪽으로 더 들어간다...)
문이 세 개 있습니다. 어디로 향하나요?
아메데 크리스토:(첫 번째부터 차례로.)
첫 번째 문은 비어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두 번째.)
두 번째 또한 비어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세 번째에는 무언가 있겠지?)
세번째 문 안으로 들어서면, 그 안 역시 다른 감옥과 마찬가지로 텅 비었을 뿐입니다.
KPC는 여기에서 무엇을 찾으라고 했던 걸까요.
아메데 크리스토:날...속인 건가? 로위나..아니 로위나가 맞나....
아메데 크리스토: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50
판정결과:보통 성공
왼쪽 벽에 희미한 빗금이 보입니다.
눈썰미가 아주 좋은 자가 아니라면 발견하지 못할 정도네요.
밀어서 열 수 있을까요?
아메데 크리스토:(밀어본다)
당신이 벽을 힘주어 밀면, 벽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비밀문이었습니다.
끼이익. 하는 귀를 찢는 듯한 소음과 함께 왼쪽 벽이 조금 밀려납니다.
벽이 밀려나면서 미지근한 돌풍이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고 지나갑니다.
바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끈적하고 불쾌한 감촉이었습니다.
대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길이 났습니다.
사용한 지 오래된 지하실에 이런 비밀 장소가 숨겨져 있을 줄은….
좁은 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물 비린내와는 다른 피 비린내가 물씬 풍깁니다.
나무바닥에 오랫동안 엉겨붙은 피딱지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곪았고, 또 달큰합니다. 공기는 찝찝하게 미지근합니다.
머지 않아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이 아릴 정도로 밝은 빛이 보입니다.
작은 방입니다. 바닥에는 피로 그린 [마법진]이 있고,
책상 위에는 너저분하게 흩어진 [고서] 여러 권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쇠 박스]입니다.
달큰하고 위험한 냄새의 근원지입니다….
무엇부터 살펴야 할까요?
아메데 크리스토:(마법진부터 본다)
마법진을 그린 피는 말라붙은 갈색입니다.
그 가운데에 남아 꿈틀거리는 것이 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81
판정결과:실패
꼭 심장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심장보다는 훨씬 작고, 무엇보다. 저것 혼자서 꿈틀거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저건 생명체일까요?
눈도, 귀도, 입도, 팔도, 다리도 없는 저것이?
아메데 크리스토:.....? (손에 들어본다.)
눅눅하고 축축하며, 끔찍합니다. 당장 없애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어쩌면 로위나는 이것을 없애기 위해 지하실로 가라고 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없앨 수 있나? (한 번 꽉 쥐어본다.)
푸직!
꽉 쥐는 것만으로 그것은 허물어졌습니다.
찜찜하군요. 이어 고서와 쇠박스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생각보다 허무하군. (고서를 집어든다..)
책등의 아교가 닳아 낱장이 흩어진 고서입니다.
대부분 읽기 어려운 언어로 쓰여 있으며, 문법 역시 엉망진창입니다.
읽을 만한 내용을 조합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자료조사
기준치:50/25/10
굴림:80
판정결과: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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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하는 데 1시간이 걸립니다.
중요한 내용이 담긴 종이 몇 장을 조합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메데 크리스토:...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는데 괜찮을까? 빨리 읽고 쇠박스를 봐야겠어.
이 페이지는 접혀 있고, 피가 튄 흔적이 있습니다.
적힌 내용이 어딘가 익숙합니다.
왕이 불러냈다던 악마는 아마 여기에 적힌 이드라 라는 악마일 것입니다.
고서의 주인이 명백해집니다.
그리고 KPC는… 당신을 끊임없이 현혹하고 흔들던 그는.
그러면서도 당신이 내기에서 이겼다면 좋겠다는 그는….
이드라의 자식일까요?
쇠 박스를 열면, 덮개의 아랫면에 [양피지] 몇 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덮개 안쪽에 가득 찬 것은. 사람의 시체입니다.
본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한 조각도 없기에,
이 시신이 몇 구에 이를지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박스 안에 꾸역꾸역 밀어넣어진 시체들은 달짝지근하고 불쾌한 냄새를 내며 부패해가고 있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55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파괴했는지 이해했나요?
아메데 크리스토:.....그러니까. 그 금제라는 게 내가 부수었던 심장인가.
이성 감소 -3
아메데 크리스토:양피지를 읽어 봐야겠어.
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충성을 바친 대가가 이런 것이었나.) 왕궁으로 가야겠어. 이미 로위나가 해치웠을 것 같지만 나도 칼 하나쯤은 꽂아넣어야 마음이 편하겠군.
…당신이 그 작은 방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어느새 지하실 바깥까지 나와 있습니다.
랜턴 손잡이에 달라붙어 있던 새까만 기름 때가 당신의 손바닥을 더럽힌 채입니다.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네요….
창밖으로 떠오른 달이 보입니다.
아주 잠시 동안 그 방에 머물렀던 것 같은데, 어느새 시간은 늦은 밤입니다.
무언가에 홀린 것만 같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을 찾아 헤맸는지, 시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당신에게 황급히 다가옵니다.
시종:,,,폐하께서 첨탑으로 급히 부르십니다.
괴물의 처형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메데 크리스토:(폐하의 처형이 얼마 남지 않았겠지....) 그래. 가겠네.
(품 안의 단도를 움켜쥐고는 따라간다.)
그렇군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그리하여, 울룩불룩 부푸는 마음을 움켜쥐고서 첨탑으로 향합니다.
첨탑은 KPC가 폭풍우 속에서 태어난 바로 그곳입니다.
태어난 곳에서 죽으라니. 폐하께서도 얄궃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거칩니다. 알이 굵은 빗방울이 뺨을 매섭게 때리네요.
이틀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늦은 밤인데도 대낮처럼 환하다는 것입니다.
사방에 등불이 설치되어 있고, 사람들이 몰려나와 첨탑을 올려다봅니다.
사람1:오늘 괴물을 처형한다며?
사람2:그 괴물만 사라지면. 우리는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거겠지?
사람1:아아. 온 나라가 웃음으로 잠기던 그 아득한 시절이 정말로 다시…?
사람2:구원이다. 아메데님. 그리고 폐하를 칭송하라!
누가 폐하께서 광증에 빠지셨다는 헛소문을 퍼트렸는가!
아메데 크리스토:(알 바냐. 안됐지만 나는 복수나 해야겠다. )
(마음 같아서는 더 심하게 하고 싶은데 칼밖에 없는 게 아쉽구나...)
사람2:This message has been hid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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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다짐하며 첨탑의 길고 긴 계단을 오르는 와중,
위가 조금씩 더 소란스러워집니다
폭풍우의 거친 바람 소리나, 사람들이 제멋대로 떠들어대는 소리와는 다릅니다.
이건…. 비명과 고함소리.
당신도 모르게 뛰듯 계단을 오릅니다.
숨길 수 없는 피비린내가 흙먼지를 덮고 풍깁니다.
그리고 당신이 첨탑의 꼭대기에 도착한 그 순간.
댕- 하고. 세번째 종이 울립니다.
종이 세 번 울렸습니다.
동시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KPC가 당신의 품에 쓰러지듯 안깁니다.
머리가 깨져서 피가 흐릅니다.
굳은 피가 속눈썹에 엉겨붙어 눈을 뜨는 것도 힘들어 보입니다.
첨탑의 모서리까지 물러난채, 어깻죽지에서 피를 줄줄 흘리는 미친 왕이 당신에게 외칩니다.
미친 왕:허억, 얼른 내기를 끝내거라! 종이 울렸느니라!
…바닥에 쓰러져 죽은 기사가 수십입니다.
KPC가 당신을 보고 어렴풋이 웃습니다.
그리곤 당신의 목에 팔을 두릅니다….
괴물의 힘이라기에는, 피가 묻고 살짝 떨리는 인간의 육신에 불과한 몸짓입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아아... 복수를 마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더군. 버러지 같은 것들이...
아메데 크리스토:마저 해줄까? 마무리가 어설프군, 자네답지 않게.
로위나 다이앤타:(입꼬리 올린다.) 부탁하네.
아메데. ...나는 그대에게 여전히 괴물인가?
자, 어떻게 할까요? 종이 울렸습니다. 세 번이나 울렸지요.
아메데 크리스토:(지하실에서 분명 보았다. 저 존재가 괴물일지라도 안에는 로위나의 영혼이 악마의 지분보다 많다고.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는 없지.) 로위나. 나도 하나만 물어도 되겠나.
(몸을 돌려 단검을 미친 왕에게 꽂아넣고는, 로위나에게로 몸을 돌린다.) 나 때문에 죽어서 이런 꼴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날 사랑하나.
로위나 다이앤타: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왕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뜹니다.
로위나 다이앤타:하하... 아하하... 하.
물론이야, 아저씨. 이렇게 와줄 것을 알고 있었어.
당신은 그런 사람이니까.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 그대밖에 없다는 것을, 늘... 말하고 싶었어.
아메데 크리스토:(왕에게서 검을 뽑고 로위나에게로 다가와 그를 안고 속삭인다.) 이 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더라도 내 대답은. 너는 로위나 다이앤타라는 것이다. 그렇게 말해 두지.
첨탑의 대화는 아래 고스란히 들립니다.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할 말을 잃고 웅성거립니다.
흐느끼거나, 절규하거나, 악을 쓰거나, 광기에 찬 웃음을 뱉습니다.
당신은 저 사람들을, 이 나라를, 그리고 당신의 왕을 배신한 것입니다.
미친 왕:이, 이이이익!!
당신의 손에 죽어가던 왕이 마지막 발악을 일으킵니다.
노쇠한 양손으로 단검을 들고, KPC의 등을 힘껏 찌릅니다.
마른 천같은 살갗이 갈라지면,
그 안에서 썩은 올리브 나뭇가지와 마른 무화과 껍질이 우수수 쏟아져내립니다.
솜이 터진 인형 같습니다.
로위나 다이앤타:(왕을 가뿐하게 첨탑 아래로 밀친다.)
긴 비명소리 끝에 우드득 소리가 들립니다.
로위나 다이앤타:(가볍게 손을 털고, 아메데를 마주본다.) 사랑해.
KPC가 당신의 뺨을 양손으로 감쌉니다.
이마를 마주대고, 코를 마주대고, 입술을 겹칩니다.
입술을….
…….
아메데 크리스토:나도 사랑한다.
이것은 키스가 아닙니다.
굵은 줄기가 목구멍을 타고 식도와 기도를 가득 메웁니다.
목울대를 부풀리고 살갗을 찢습니다.
짭짤한 피맛이 입안에 차오르고,
당신이 이 피맛에서 익숙한 과실의 향기를 느낄 즈음에는.
아. 그가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고 웃습니다.
입술이 피로 범벅입니다.
주변에 싸늘한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악마가 대가로 이 나라의 모든 신음과 고통, 그 생의 증거를 가져갔으니까요….
이 나라에서 ‘살아있는 것’은 이젠, 그와 당신뿐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고통스럽습니까?
아니요. 오히려. 이 선택을 한 당신을 바라보는 KPC의 눈빛은.
꼭 당신을 지탄하는 것 같기보단 애틋하고 또 기특하다는 듯이….
아, 그렇군요.
KPC가 당신에게만큼은 ‘괴물’이 아니었던 것처럼,
당신 역시 그에게만큼은 영원히 ‘아메데 크리스토’입니다.
인식은 연속하고, 관계는 보답합니다. 그뿐입니다.
어디선가, 또 다른 비탄과 절망에 잠긴 미친 왕의 부름이 들리지 않나요….
『썩은 무화과 안에 생명이 영글었노라 .』
탐사자 생환, KPC 생환
보상: 되찾은 사랑?